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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부모님 재산, 자녀가 대신 인출해도 될까: 성년후견과 추정상속재산

치매 진단을 받은 부모님 통장에서 자녀가 병원비를 대신 인출하는 일은 흔하지만, 법적 권한이 없으면 은행이 막고 사용처를 남기지 않으면 상속세에서 추정상속재산이 됩니다. 성년후견·임의후견·신탁과 영수증 관리법을 방배동 김형준 세무사가 설명합니다.

✍️ 김형준 세무사📅 2026-10-28⏱ 8분 읽기조회 3

안녕하세요, 세무법인 송우 방배지점 김형준 세무사입니다.

"어머니가 치매 판정을 받으셔서 요양병원비를 제가 어머니 통장에서 빼서 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세금 문제가 되나요?"

요양병원 입원이 길어지는 가족에게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돈을 어디에 썼는지 증빙만 남아 있다면 세금 문제는 크지 않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 경우에 생깁니다. 법적 권한 없이 인출하다가 은행이나 다른 형제와 부딪히는 경우, 그리고 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빼서 쓰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앞의 것은 민법의 후견 제도로, 뒤의 것은 상속세법의 추정상속재산 규정으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두 문제를 나란히 놓고, 치매 진단 직후 가족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따라갑니다.

펼친 통장과 약병, 요일별 약통, 영수증 묶음을 그린 일러스트 - 치매 부모님 재산 인출과 성년후견·추정상속재산

자녀에게는 원래 인출 권한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자녀에게 자동으로 재산 관리 권한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통장과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을 수는 있어도, 그것은 사실상 가능한 것이지 법적으로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 창구에서 큰 금액을 인출하거나 예금을 해지하려 하면 본인 확인이나 대리권 증명을 요구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직 판단력이 있으실 때 써 주신 위임장은 그 시점에는 유효합니다. 하지만 치매가 진행된 뒤에 받은 위임장은 부모님이 그 내용을 이해하고 썼는지를 두고 효력이 다퉈질 수 있습니다. 형제 중 한 명이 문제를 제기하면 인출한 자녀가 설명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법이 마련해 둔 방법은 후견 제도입니다.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제도언제 쓰나누가 정하나특징
성년후견판단 능력이 지속적으로 없는 경우가정법원 심판후견인이 재산 관리 전반을 대리
한정·특정후견판단 능력이 부족하거나 특정 사무만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정법원 심판법원이 정한 범위에서만 대리
임의후견판단력이 있을 때 미리 대비본인이 공정증서로 계약후견감독인 선임 후 효력 발생

치매 초기라면 임의후견 계약이 가장 본인 뜻에 가깝습니다. 부모님이 직접 후견인과 권한 범위를 정해 두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진단 후 시간이 지나 판단력이 떨어졌다면 성년후견을 청구하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어느 제도가 맞는지, 가능한 시점이 언제까지인지는 진단 내용과 가족 상황에 따라 달라 사안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후견인이 선임되면 달라지는 것

성년후견인이 선임되면 부모님 명의 계좌에서 병원비와 생활비를 적법하게 지출할 수 있습니다. 대신 후견인은 재산 목록을 작성하고, 법원이 요구하면 관리 내역을 보고해야 합니다. 부동산 처분처럼 중요한 행위는 법원 허가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번거롭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이 기록이 나중에 상속세 신고 때 그대로 증빙이 됩니다. 후견인이 매달 병원비·간병비·생활비를 부모님 계좌에서 직접 지출하고 그 내역을 남겨 두면, 돌아가신 뒤 세무서가 인출 내역을 물을 때 따로 설명할 것이 거의 없습니다.

형제간 신뢰에도 도움이 됩니다. 한 의뢰인 가족은 막내가 어머니를 모시며 통장을 관리했는데, 장례 후 다른 형제들이 인출 내역을 문제 삼아 오랫동안 다퉜습니다. 후견 절차를 밟아 기록을 남겼다면 처음부터 생기지 않았을 갈등이었습니다.

후견인을 누구로 할지도 가족이 미리 이야기해 두셔야 합니다. 법원은 가족이 추천한 사람을 존중하지만, 형제간 의견이 갈리면 전문가 후견인을 선임하기도 합니다. 가족 중 한 명이 후견인이 되더라도 부모님 재산과 후견인 본인 재산은 계좌부터 분명히 나눠 관리해야 하고, 부모님 돈으로 후견인 가족의 생활비를 쓰는 일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추정상속재산: 사용처를 못 대면 상속재산이 됩니다

세금 쪽 문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 드러납니다. 상속세법은 사망 전에 인출한 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면 그 돈을 상속인이 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기준은 재산 종류별로 봅니다.

  • 사망 전 1년 이내 인출·처분한 금액이 2억 원 이상
  • 사망 전 2년 이내 인출·처분한 금액이 5억 원 이상

이 기준을 넘으면 상속인이 사용처를 소명해야 합니다. 소명하지 못한 금액 전부가 과세되는 것은 아니고, 인출액의 20%와 2억 원 중 적은 금액을 뺀 나머지를 상속재산으로 추정합니다.

가정 사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어머니 예금 계좌에서 돌아가시기 전 1년 동안 2억 5,000만 원이 인출됐습니다.

  • 요양병원비·간병비로 소명한 금액: 1억 5,000만 원
  • 소명하지 못한 금액: 1억 원
  • 공제 기준: 2억 5,000만 × 20% = 5,000만 원과 2억 원 중 적은 5,000만 원
  • 추정상속재산: 1억 − 5,000만 = 5,000만 원

이 5,000만 원이 상속재산에 더해지고, 상속세 세율이 30% 구간인 가족이라면 약 1,500만 원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영수증을 챙겨 1억 원 중 7,000만 원을 더 소명하면 미소명액이 3,000만 원이 되어 추정 금액은 0원이 됩니다. 세율 구간은 2026년 기준이며 개정될 수 있습니다.

인출한 돈이 자녀 계좌로 옮겨졌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용처가 자녀 계좌로 확인되는 순간 추정이 아니라 증여로 보고, 10년 안의 사전증여재산으로 상속세에 합산될 수 있습니다. 소명 방법은 추정상속재산 소명 글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병원비는 부모님 계좌에서 직접 내십시오

치매 부모님을 모시는 가족에게 가장 실용적인 조언은 이것입니다. 병원비와 간병비는 현금으로 인출해 전달하지 말고, 부모님 계좌에서 병원이나 간병인에게 직접 이체하십시오.

현금으로 뽑아서 내면 인출 기록만 남고 어디에 썼는지는 영수증으로 따로 연결해야 합니다. 영수증을 잃어버리면 그 금액은 소명하지 못한 돈이 됩니다. 계좌이체는 받는 사람이 기록에 찍히므로 그 자체가 증빙입니다.

자녀가 자기 돈으로 병원비를 내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부모님 재산은 그대로 남아 상속세 대상이 되고, 자녀가 낸 돈은 공제받을 길이 좁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는 부모님 병원비 결제 주체 글에서 계산으로 비교해 두었습니다.

간병인 비용처럼 영수증이 잘 안 나오는 지출은 간병 계약서, 이체 내역, 간병인의 확인서를 함께 보관하시면 좋습니다. 생활비로 쓴 현금은 매달 대략의 사용 내역을 가계부처럼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소명 자료가 됩니다.

치매안심신탁도 하나의 선택지입니다

최근에는 금융회사의 치매안심신탁을 알아보시는 분도 늘었습니다. 부모님이 판단력이 있을 때 재산을 신탁하고, 병원비·생활비를 정해진 방식으로 지급하도록 설계하는 상품입니다. 자녀가 마음대로 인출할 수 없는 구조라 형제간 오해를 줄이고, 지급 기록이 자동으로 남습니다.

다만 가입 가능한 재산 종류, 수수료, 지급 조건은 금융회사마다 다르고, 치매가 이미 진행된 뒤에는 가입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신탁한 재산도 돌아가신 뒤에는 상속재산에 포함되므로 상속세가 줄어드는 제도는 아닙니다. 관리의 안전장치로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가입을 고민하신다면 수수료와 중도 해지 조건, 지급 한도를 두세 곳 비교해 보고, 신탁 계약 내용을 형제들과 함께 공유해 두시길 권합니다.

진단 직후 가족이 할 일 순서

치매 진단을 받고 나면 가족은 치료와 요양 기관을 알아보느라 재산 문제는 뒤로 미루기 쉽습니다. 그런데 재산 쪽 준비는 부모님 판단력이 남아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아래 순서로 한 번 점검해 보십시오.

  1. 재산 목록 만들기: 예금, 보험, 부동산, 대출을 부모님과 함께 확인해 한 장에 적습니다. 가능하면 부모님이 직접 보시는 자리에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2. 관리 방식 정하기: 임의후견 계약, 신탁, 후견 청구 중 무엇을 쓸지 가족 전원이 함께 정합니다. 한 자녀가 혼자 결정하면 나중에 오해가 생깁니다.
  3. 지출 계좌 하나로 모으기: 병원비·간병비·생활비가 나가는 부모님 명의 계좌를 하나로 정하고, 모든 지출을 그 계좌에서 이체로 처리합니다.
  4. 증빙 보관 규칙 정하기: 영수증과 계약서를 월별 봉투나 폴더에 모으고, 누가 보관할지 정합니다.
  5. 형제에게 정기 공유하기: 분기마다 지출 내역을 형제들에게 보여주면 장례 후 다툼의 씨앗을 미리 없앨 수 있습니다.

부모님 명의 부동산을 팔아 요양비를 마련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판단력 여부에 따라 매매계약 자체의 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 매각 대금이 한꺼번에 들어와 추정상속재산 기준을 쉽게 넘깁니다. 매각 전에 후견 여부와 대금 관리 계좌를 먼저 정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이 판단력이 있으실 때 자녀에게 돈을 주셨다면 어떻게 되나요? 부모님 뜻으로 준 돈이라면 증여입니다. 증여세 신고를 했다면 문제가 없고, 신고하지 않았다면 돌아가신 뒤 사전증여재산으로 상속세에 합산되면서 증여세 가산세까지 따질 수 있습니다. 치매 진단 전후라면 증여 의사를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니 서류로 남겨 두셔야 합니다.

Q. 부모님 카드를 제가 대신 긁어 병원비를 냈습니다. 괜찮은가요? 사용처가 병원으로 찍히므로 소명은 비교적 쉽습니다. 다만 결제 권한이 법적으로 인정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 금액이 크거나 기간이 길어지면 후견 절차를 검토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1년에 2억 원을 넘지 않으면 영수증은 필요 없나요? 추정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뿐, 세무서가 인출 내역을 확인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녀 계좌로 들어간 돈이 확인되면 금액과 관계없이 증여로 볼 수 있으니 기록은 남겨 두셔야 합니다.

Q. 성년후견 청구는 누가 할 수 있나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등이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절차와 소요 기간은 법원과 사건에 따라 달라 법률 전문가와 함께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마무리

치매 부모님의 재산 관리는 효도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증빙의 문제입니다. 권한은 후견으로 갖추고, 지출은 부모님 계좌에서 직접 이체로 남기면, 돌아가신 뒤 형제간 다툼과 추정상속재산 과세를 함께 피할 수 있습니다.

세무법인 송우 방배지점은 15년차 김형준 세무사가 사무장 없이 직접 상담하며, 생전 인출 내역을 미리 점검해 소명이 약한 구간을 찾아드립니다. 상속세 상담은 유료입니다. 최근 2년간 부모님 계좌 거래내역을 준비해 상담 문의로 남겨주시면, 추정상속재산 기준에 걸리는 구간이 있는지부터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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